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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 사회

대전 국방과학연구소 폭발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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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21일 원인 불명의 폭발 사고가 발생해 ADD 연구원 1명이 사망했다. 순직한 연구원은 60대로 ‘현무’ 등 주요 탄도미사일 개발에 참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유가족과 동료분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재발을 막겠다”면서 “직원의 순직을 진심으로 애도한다”고 밝혔다.

ADD에 따르면, 폭발 사고는 이날 오후 12시 54분쯤 대전 유성구에 있는 ADD 실험동에서 발생했다. 순직 연구원은 당시 실험동에서 탄도미사일 탄두에 들어가는 화약 관련 실험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시 폭음과 진동은 ADD 인근 주택과 지나가는 차량이 흔들릴 정도로 강력했다고 한다. 폭발 충격으로 ADD 실험동 건물 한쪽 벽면이 반쯤 무너져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ADD 관계자는 본지에 “폭발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했다. 소방 당국은 소방차 등 장비 24대와 인력 80여 명을 현장에 투입했다. 폭발 사고가 화재로 이어지진 않았다.

순직 연구원은 화약 전문가로 고위력 탄도미사일 탄두 개발에 참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비닉 무기(비밀 무기)’ 연구원으로 정확한 신원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그는 몇 년 전 62세로 정년 퇴임을 했다가 다시 계약직으로 채용됐다고 한다. 군 소식통은 “실력이 뛰어난 극히 일부 연구원은 정년 퇴직 이후에도 재채용돼 연구를 계속하도록 한다”면서 “이번에 순직한 연구원도 ‘힘 닿는 데까지 국방력 증진에 보탬이 되겠다’면서 재채용 제안을 기꺼이 수락하고 ADD로 돌아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 참석해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DD 연구원들은 1970년부터 이어져 온 자주 국방의 핵심이자 K방산의 주역들”이라며 “연구원들이 안전한 연구 환경에서 연구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국방 안전 고도화 등 국가가 할 일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번 ADD 폭발 사고는 2019년 이후 4년 만에 발생했다. 지난 2019년 11월 13일에는 ADD 추진제 연료 실험실에서 폭발 사고가 나 선임 연구원 1명이 숨지고 같은 연구실 소속 연구원 5명이 다쳤다. 당시 사고는 로켓 추진용 연료로 쓰이는 고체 상태 연료 물질을 젤 형태로 만든 후 성능을 측정하는 실험을 하던 중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ADD 연구원은 “폴란드, 호주,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세계 주요국에 수출되고 있는 K방산의 뒤에는 이렇게 위험한 실험도 감수하면서도 이름 없이 묵묵히 일해온 K연구원들이 있다”고 말했다.

ADD는 군용 병기·장비·물자에 관한 기술적 조사·연구·개발·시험 등을 담당하는 국가 시설이다. 1970년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자주 국방 정책을 추진하면서 창설됐다. 당초 서울 홍릉에 건립됐으나 1983년 대전으로 이전했다. 소총부터 전차, 장갑차, 포, 수상함, 잠수함, 항공기까지 다양한 무기를 다룬다. 국가 보안 시설 ‘가’급으로 분류돼 군에서 사고 대응을 맡고 있는 만큼 이번 사고 원인 파악에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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